40대 직장男, 10년 청약통장 필요없다며…
Writer  Date    2012-02-16 Views    133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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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10년 넘게 보유했던 청약부금 통장을 최근 해지했다. 청약부금은 중소형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.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이나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에서 분양되는 중소형은 대부분 공공분양 아파트로 청약저축 가입자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져 이씨 같은 청약부금 가입자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.

김씨는 "민간 아파트도 중소형이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이 없어도 별다른 불편이 없을 것 같다"고 말했다.

'재테크의 출발'로 여겨졌던 청약통장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. 서울ㆍ수도권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감하고 있다.

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약통장 가입자는 1487만8239명으로 전달(1497만4608명)보다 9만6369명이나 급감했다.

이 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9년 5월 '만능통장'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도입된 이후 가장 큰 것이다.

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물론이고 공공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모든 종류의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었다.

작년 연간으로는 가입자가 6만7300명 늘었지만, 2010년 가입자가 90만명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게 둔해졌다.

청약통장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주택경기 침체 탓이 가장 크다. 서울ㆍ수도권에서 관심을 끌 만한 민영아파트 분양 자체가 별로 없고, 청약통장 없이도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났다. 무엇보다 '집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'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과거처럼 '분양 아파트 당첨=로또'라는 공식도 사라졌다.

보금자리주택과 생애최초주택청약 등 새로운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, 분양시장이 중소형 위주로 재편되면서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청약 기회가 줄어든 것도 매력을 반감시켰다. 하지만 청약통장을 무조건 해지하는 것보다 평형 변경 등 '리모델링'이 현명할 수도 있다.

저금리로 가입금액 200만~1500만원짜리 청약통장을 깨봤자 다른 곳에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.

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부동산시장 특성상 장기 가입한 청약통장은 언제 또다시 요긴하게 쓰일지 모른다.